본문 바로가기
장애인에 대한 관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반전의 사나이(이원준 연사의 세바시 강연)

by 어서 2022. 1. 4.

반전의 사나이(이원준 연사의 세바시 강연)

세바시 강연중에서

이원준 연사의 세바시 강연 중에서

 

저는 서른셋의 나이에 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까지 듣게 되었어요

"당신은 평생 움직일 수 없고 평생 휠체어를 타야 됩니다" 그리고 한번 거부하고 싶었던 한마디

"평생 신변 처리를 할 수 없다"

나 스스로 대소변을 가릴 수 없다는 말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주말에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다치게 되자 직업군인이었던 그가 군대에서 내쫓기게 되는 상황을 되어버립니다

아이 셋을 키우던 한 가정의 가장은 그렇게 다섯 식구 모두가 길가에 내몰리게 됩니다

 

장애인은 장애라는 행성에서 지구 침략을 위해서 온 외계 생명체가 아닙니다

각자의 생김새와 성격이 다르듯 조금 다를 뿐입니다

2017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55만 명 이상의 등록 장애인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90% 이상이 후천적 장애로서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얻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그중에 한 명일 뿐입니다

진짜 건강에 자만했던 저를 정말 하루에도 몇십 번이고 원망하고 멸시까지 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제가 제 가족들을 위해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찰나에

오로지 이 세상을 뜨는 일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죽고 싶은 데도 사실 혼자 힘으로 죽을 수 있는 몸이 아니라

동반자살 카페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던 가운데 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장애를 먼저 입으신 장애 선배를 만나게 됩니다

저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분이었는데 어릴 적에 교통사고로 인하여 배꼽 밑에 5cm에서 절단을 하게 되신 분입니다

그 장애 선배님과 밤마다 카톡을 주고받다가 믿기 힘든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분이 여행도 가고, 직장생활도 했다는 것입니다 상상하기 힘든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믿고 싶었습니다 나도 한번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점점 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손발을 못쓰는 대신 머리로 운전할 수 있는 특수 전동 휠체어를 구입을 하게 됩니다

 

제일 먼저 한 일이 휠체어를 타고 마트에 가서 아이들을 위해서 학용품을 사고, 간식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발검음이 얼마나 가볍던지 이렇게라도 아빠 노릇을 할 수 있구나, 충분히 가능하구나 하는 희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여러 가지 일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금 하고 있는 장애 인식 개선 교육 강사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술이 뒷받침이 되면, 보조 공학이 뒷받침이 된다면 더 이상 장애는 장애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더 힘든 분들, 경증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은둔 생활을 해야만 하는 분들, 그리고 지금은 비장애인이지만 몸은 건강한데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힘든 분들한테 정말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망했다는 그 순간에 잠시 멈춰 서서 '망'자 앞에 바랄 '희'자를 한번 넣어 보세요

자신의 미래를 한 번 꿈꿔 보면 됩니다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한 가지 한 가지 차츰차츰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고인 물은 썩습니다, 고인 생각도 그렇습니다 주저 말고 행동할 수 있는 여러분들에게 작은 불씨가 되는 그런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