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 진료소까지 가는 길
최근 코로나 19에 감염된 중증 장애인이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장애인 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혼자 사는 시각장애인 한분은 코로나 의심 증상을 느껴 편의점에서 자가진단검사 키트를 구매해 검사를 하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과를 표시하는 두 줄이 나왔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양성 여부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선별 진료소에 가기 위해 장애인 콜택시에 연락했지만 차량을 배차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생각으로는 목적지가 선별 진료소라 승차가 거부되지 않았으냐는 것이었습니다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한분은 지난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관할 보건소에 자택 방문 검사를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이후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휠체어를 탄 채 힘들게 선별 진료소를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검사를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중증 장애인을 검사할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혼자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던 중증 장애인이 거리에서 쓰러져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심정지 상태에서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2월 22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거리에서 50대 남성이 쓰러졌습니다
홀로 집을 나선 남성은 약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쓰러졌고,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하여 119에 신고하였습니다
시각장애 3급을 가진 중증 장애인이었습니다
심정지 상태인 남성에 대해 의료진의 규정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였는데 양성으로 판정되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남성은 함께 살고 있는 치매를 앓는 70대 부모가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였고, 본인도 기침을 많이 하는 등 감염 증상이 나타났고, 확진자 동거 가족은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길을 나섰지만 집에서 선별 진료소까지의 2킬로미터는 시각 장애를 가진 그에게는 너무나 멀었습니다
지역 보건소는 숨진 남성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강동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보건소가 경찰에서 사망했는데 보니까 코로나 확진이었다는 내용밖에 전달받은 게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숨진 남성의 여동생까지 확진되면서 빈소는 장애인 단체가 마련해 주었습니다
장애인 단체의 말에 따르면 중증 장애인들이 실제로 PCR 검사를 받으려고 선별 진료소를 찾아가기 매우 어려워서 PCR 검사를 받지 못해서 제때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PCR 검사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망하고 나서야 비로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상당히 가슴 아픈 일입니다
신속항원검사를 거쳐야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장애인 분들에게는 벽이 하나 더 생겨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러 번 검사를 받기 어려운 장애인 분들이 적용 대상이 되어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이 이동이 어려운 경우 방문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는 것 또한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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